제국은 이름이 없다.
호칭은 둘 이상의 것을 구분할 때나 필요한 것. 곧 천 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는 대륙 유일무이의 국가다. 서쪽의 시엘라 해에서부터, 동쪽 님루드 사막과 그 너머의 땅 전체를 영토로 두고 있다.
초대 황제인 발레리 발렌시아가 왕국 연합을 절멸시키고 대륙을 통일한 해를 원년으로 삼는 제국력만을 유일한 기년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제국 내에서 '역사' 라고 함은 제국력 0년 이후로 이어진 인류의 족적만을 지칭한다. 제국력 이전은 '선사시대'라 칭하며, 선사시대의 기록은 대부분이 보존 상태의 열악함과 서술 방식의 모호함, 내용의 허구성으로 인해 신빙성이 떨어진다 여겨진다.
ㅡ 일곱 검의 정복자, 발레리 발렌시아가 대륙을 통일하고 초대 황제로 즉위한 이래로 수 백 년. 제국의 지배자는 언제나 그녀의 직계 자손이었고, 한번도 그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다. 역대 황제는 서쪽으로는 시엘라 해, 동쪽으로는 님루드 사막 너머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굳건히 통치해왔으며, 이는 민족주의를 모르는 아이들을 낳기에 이른다.